◆공공택지 아파트 내년부터 원가연동제◆
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둘러싼 논란이 당정협의를 통해 `공영주택과 전용면적
25.7평 이하 민영주택의 분양원가 연동제와 주요 항목 원가공개`로 결론났다.
그 동안 정부가 주장해왔던 원가연동제에 열린우리당의 선거공약이었던 원가공
개 개념을 포함시킨 절충안이다.
이에 따라 내년부터 25.7평 이하 아파트를 분양받는 소비자들은 분양가 인하
혜택을 볼 수 있게 되고 일부 항목의 분양원가도 알 수 있게 될 전망이다.
◆ 주요 항목 원가공개＝공공택지에 건설되는 25.7평 이하 아파트는 공영과 민
영 구분없이 분양원가 연동제를 적용받고 분양원가의 주요 항목도 공개된다.
공개 항목은 택지비와 공사비, 설계ㆍ감리비, 관리비 등 4~5개 항목이 될 전망
이다.
그러나 공정별 건축비 세부항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. 특히 방대한 행정력
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기업들이 공개한 원가의 적정성 여부를 검증하는 절차는
두지 않기로 해 실효성 논란이 예상된다. 전기공사비 토목공사비 등 세부항목
원가를 공개하면 기업의 영업비밀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.
이 제도가 시행되면 건설교통부 산하에 전문가와 업체 대표 등이 참여하는 `표
준건축비 산정위원회`가 구성되고 이 위원회가 연도별 또는 분기별로 항목별
표준건축비를 산정해 고시하게 된다.
항목별 표준건축비의 총합이 사실상 분양원가의 상한선이 되기 때문에 건축업
체는 고시액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아파트를 지어야 하며 동시에 항목
별 실제 소요액을 공개해야 한다.
25.7평 초과 아파트의 경우 공영주택에는 `택지 채권입찰제`와 항목별 분양원
가 공개제가 적용되지만 민영주택에는 `택지 채권입찰제`와 택지가격 공개 의
무만 부여된다. 원가공개는 사업승인 후 분양공고 때 이루어진다.
◆ 분양가 20~30%가량 내려갈 듯＝건교부는 원가연동제가 도입되면 건설업체의
건설비 부풀리기가 줄어들어 아파트 분양가격이 20~30% 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
망하고 있다.
특히 이번 조치가 분양가 인하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
분양가 인하 효과는 어느 정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.
다만 건설업체들이 담합을 통해 표준건축비에 거의 근접하는 수준으로 실제 소
요액을 공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. 이 때문에 이번 절충안이 `무늬만 원
가공개`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.
정부는 원가연동제 영향을 받는 아파트는 연간 8만호, 택지채권입찰 대상 아파
트는 4만호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.
◆ 중소형ㆍ대형 아파트 차별화 가속＝원가연동제와 항목별 분양원가 공개로
공공택지를 분양받아 소형 평형을 공급하려는 민간업체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
다.
분양가 인하경쟁에 따른 부실공사로 주택 품질이 저하되고 중소형 평형과 대형
평형간 분양가 차이 확대와 주택의 질 차별화가 더욱 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
제기되고 있다.
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"메이저 건설업체는 25.7평 이하 아파트 공
급을 꺼리고 대형 평형에 집중하는 반면 중소업체는 중소형 평형 공급에 주력
할 가능성이 높다"며 "소비자 입장에서는 품질이 좋고 브랜드 인지도도 높은
중소형 아파트를 구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"고 말했다.
또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"부동산 가격은 원가가 아닌 주변가격으
로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"며 "상당한 부작용이 우려된다"고 말했다.
자료: 매일경제 |
|
